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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

스타빌로Stabilo 문구류 몇 개 사용기

2019.08.20.

낄낄 언제 받아도 즐거운 택배다~~

2019.08.20.

문득 스타빌로 제품으로 깔맞춤하고자 하는 욕구가 팍 솟아서 질러버렸다!

왼쪽에서부터 스윙쿨Swing Cool 형광펜, 이지에르고EasyErgo 1.4mm 오른손잡이용 샤프, 여러 색상의 point 88 파인라이너, 빨파컴 pointVisco 겔gel 0.5mm 젤펜.

하나하나 리뷰를 해보겠다.

2019.08.25.

우선 스윙쿨 Swing Cool 형광펜. 스타빌로 오리지날 BOSS 형광펜에 비해 훨씬 홀쭉해진 몸매를 자랑한다.

품질은... 뭐 형광펜이 그래봐야 얼마나 좋고 나쁘겠냐만은! 스타빌로의 명성을 생각하면 칭찬할 수준은 아니다. 우선 느낌이 좀 다른데, 옵텍스케어Optex Care같은 일제 형광펜의 팁이 굉장히 날선 느낌으로 칼같은 굵기를 제공한다면 얘는 뭔가 팁이 둥글둥글하다. 그래서 느낌은 훨씬 부드럽고, 비유하자면 약간 거친데 물 먹은 스펀지를 종이에 스치는 느낌이 든다. 대충 그으면 굵기가 왔다갔다 하는데 이건 경우에 따라 장점도 단점도 될 수 있겠다. 물을 묻혀도 딱히 번지지 않고 (옅은 색이라 그럴 수도 있음), 잉크는 어쩔 수 없이 끝에 좀 뭉친다. 위에 끄적거린 검정펜은 파버카스텔의 에코피그먼트Ecco Pigment 0.2인데 좀 번진다. 그리고 펜 위에 썼을 때 번진다는 건 형광펜 심도 오염됐다는 것! 다행히 몇 번 그으니까 금방 희석돼서 원래 색으로 돌아왔다.

뭐... 스타빌로 감성을 느껴보고 싶다면 크게 말리지 않는다. 전공책에 깔끔하게 줄 긋기보다는 빠르게 검토해야 하는 문서에 쫙쫙 프로페셔널하게 하이라이트하는 느낌으로 쓰는 게 좋을 것 같다. 다행히 스테들러의 Textsurfer같이 엿같은 식초 냄새가 나진 않는다.

2019.08.25.

아, 참고로 테스트 종이는 로디아 클래식 80g/m^2 용지.

다음 빳다는 이지에르고EasyErgo 1.4mm. 쉽게 말해서 애들 쓰라고 만든 글씨 교정용 연필. 뭐 이것도 심이 굵어서 일반 필기용으로 쓰긴 뭐할거고 그럴 용도로 사는 사람도 없을거다. 간단히 쉭쉭 스케치하거나, 형광펜처럼 각종 문서 빠르게 훑고 넘어가면서 중요한 부분에 동그라미 치거나 밑줄 긋고, 간단한 키워드 몇 개 편하게 끄적거리기 좋다.

그리고 토익 시험 마킹용으로 좋다...ㅋㅋ 진하고 부드럽게 빨리 마킹 가능. 하지만 디자인이 좀 뭐랄까; 취향이니까 뭐~ 얘네 시그니처 오렌지 색을 도입했으면 예뻤을텐데!

차라리 라미 스크리블Scribble 3.15나 파버카스텔 단풍나무/배나무 트위스트 1.4mm 펜슬 제품군을 추천한다.

2019.08.25.

후후... 형광펜과 함께 스타빌로의 효자상품 포인트88 point 88. 스테들러의 triplus fineliner와 비교되는 것 같다. 디자인은 개인적으로 이쪽이 훨씬 예쁘고. 오렌지색 육각 무광 몸통은 이기기 힘들다. 경우에 따라 스테들러의 삼각 바디를 선호하는 사람도 있을듯 근데?

사각거리는 느낌은 스테들러 쪽이 강하고, 이쪽은 비교적 부드럽다. 색깔 옵션은 엄청 많음... 수십가지?ㅋㅋ 난 얘를 간단한 메모용이나 형광펜 대용으로 쓸 생각이다. 필감은 부드럽지만 팁 내구성은 강하다.

그리고 제품별로 필감 차이가 조금씩 나는 듯하니 참고ㅋㅋ

2019.08.25.

대망의 포인트비스코pointVisco 겔gel 0.5mm! 이건 정말 쓰레기다. 일단 난 함부로 문구류에 쓰레기라는 말을 붙이지 않는데, 이건 그럴 수밖에 없었다. 물론 고작 5개 써보고 일반화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할튼 난 좀 그랬음.

포인트비스코에 대한 기대가 커서 그랬을 수도 있다. 제트스트림을 대체할 펜을 찾아나서던 중 후보군에 오른 이녀석. 사실 위의 나머지는 얘를 인터넷으로 주문하는데 배송비가 아까워서 추가로 담은 애들이다ㅋㅋㅋㅋ

포인트비스코는 유럽제 펜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적당한 굵기와 번짐을 가지고 있다. 굵기는 제트스트림 1.0보다 살짝 굵은 느낌? 시그노 0.5랑 비슷하거나 조금 더 굵다. 뒷면 비침은 아예 없진 않지만, 일반 노트 기준으로 양면 필기가 어렵지 않은 수준이다. 고무 그립도 안 그렇게 생겨서 정말 정말 쫀쫀하니 쫙 달라붙는다. 전체적으로 몸통도 길고 뚜껑도 필요 이상으로 길어서 살짝 이질감이 들 정도로 길지만 가벼워서 크게 문제가 되진 않는다. 색도 예쁘고ㅋㅋ

그럼에도 위에 저리 혹평을 한 건, 품질이 지나치게 오락가락하기 때문이다. 저 위에 검정으로 쓴 게 없는데, 검정을 사고 좀 쓰다가 3일 뒤에 다시 꺼내서 써봤는데 볼이 지나치게 헛발질을 해서 1cm 안 나오다가 3mm 나오고 하는 수준이었다. 몇백원 하는 애도 아니고 정말 경악! 주력펜은 기본적으로 언제 꺼내서 쓰든 슉슉 잘 나와야 하는데, 얘는 도저히 믿을 수가 없겠다고 판단했다. 쓰는 표면도 좀 탄다. 신용카드 뒤 서명란같은데는 못 쓴다 (친구가 써봤음).

2019.08.25.

버리기 전에 썼던 걸 이면지 뒤지다 찾았다ㅋㅋ 진짜 이정도 수준. 내가 무슨 극한환경에서 쓰는 것도 아니고 이게 뭐하자는 건지... 일단 품질이 오락가락 하는게 젤 큰 문제고, 부차적으로 책상 위에 얇은 종이를 대고 바로 쓰면 바늘 긁는 느낌이 나고 굵기가 오락가락 한다. 라미 수성펜 쓰는 느낌? 말하자면 좀 개판이다. 이건 진짜 느낌이 불쾌한데 뭐라 설명할 길이 없어서 애석하다. 한 자루도 아니고 내가 구입한 두 자루 모두 저 꼴이다. 검정 잉크에 문제가 있나?

앞으로 스타빌로는 파인라이너랑 형광펜만 쓰는 거로... (+연필도 괜찮음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