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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클래식

유자 왕(Yuja Wang)이 스타인웨이로 연주하는 슈만의 밀수꾼(The Smuggler)

환상곡 시리즈로 유명한 슈만(Robert Alexander Schumann). 그의 작품 밀수꾼(The Smuggler, Der Kontrabandiste)은 가곡이다. 별로 유명한 작품은 아닌데 은근히 중독성이 있어 계속 듣게된다. 가곡이라 원래 피아노는 반주. Carl Tausig이라는 사람이 피아노 솔로 버전으로 편곡했다.

슈만의 작품들에는 전체적으로 감정기복의 변화가 아주 잘 드러나는데 이 곡도 짧지만 예외는 아닌 듯하다. 구름 위를 걷듯 부드럽고 경쾌하게 시작된 악상이 어느 순간 웅장하게 내려치는 옥타브 외성으로 전개되다니! 그리고 또 언제 그랬냐는듯이 마치 거미줄에 내려앉은 빗방울의 소리처럼 깔끔하게 마무리되는 악상. 2분도 채 안 되는 곡에 하나의 극적인 스토리가 담겨있다.

사진: Steinway & Sons

스타인웨이 Spirio (스피리오, 자동연주 피아노) 시스템 광고 차원에서 제작한 영상인 것 같은데 누가 기획했는지 참 좋은 곡을 골랐다. 스타인웨이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저 영상만 보면 지름신이 바로 강림할듯. 아이패드에 앱을 깔고 버튼 몇 개만 누르면 유자 왕 등 여러 피아니스트가 녹음한 연주를 아무때나 완벽하게 재현해낸다 하니 참 신기하다고 할 수밖에. 내 눈앞에서 건반이 스스로 들쑥날쑥거리며 거장들의 아티큘레이션을 그대로 재현해내면 좀 소름돋을 것 같다. 늘 돈이 문제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