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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클래식

다니엘 바렌보임(Daniel Barenboim)이 연주하는 베토벤 월광소나타(Moonlight Sonata)

베토벤의 피아노 솔로곡 중 가장 유명하다 해도 과언이 아닌 14번 월광 소나타. 사실 월광이라는 부제는 베토벤이 지은 게 아니라고 한다. 후대 사람들이 이 곡을 들으면 어두운 밤에 푸르스름하게 비치는 달빛이 떠오른다 해서 붙여준 이름. 물론 이 표현은 1악장에만 어울리는 것 같다.

옅은 구름이 낀 뿌연 하늘에 둥둥 떠도는 달이 자연스레 그려지는 1악장, 우아한 발레리나의 기품있는 점프 동작이 떠오르는 2악장, 그리고 말이 필요없는 열정의 3악장. (열정소나타보다 더 열정적인 것 같다ㅋㅋ) 기승전결이나 소나타의 구체적인 형식같은건 잘 모르겠는데 그걸 떠나 참 잘 만든 곡 같다.

사실 이 곡은 지금 내가 배우고 있는 작품인데 악장마다 독특한 개성을 가지고 있다.

1악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몽환적인 분위기로 전개된다. 여기에는 세 개의 다른 악기가 존재하는데, 이는 각각 왼손, 오른손 내성, 오른손 외성이다. 왼손은 중후하게, 하지만 튀지 않게 깔아주는 더블베이스 - 첼로다. 오른손의 내성 역시 잔잔하게, 왼손보다 더 작게 깔아주는 현악 중주다. 마지막으로 멜로디 라인을 이루는 오른손의 외성은 힘찬 관악기다. 자칫하면 페달링으로 인해 소리가 지저분해질 수 있어서 이 세 가지 악기를 두 손으로 조화롭게 연주한다고 상상하는 것이다.

2악장의 핵심은 우아한 스타카토. 악보 상 모든 스타카토 표기는 스타카티시모지만 전체적으로 메조스타카토의 느낌으로 연주하는 것이 우아함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이다. 너무 딱딱 끊어지면 흥이 깨진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좀 별로다. 2악장도 1악장과 마찬가지로 짧고 패턴도 많지 않아서 비교적 수월하게 넘길 수 있는 편. (그렇다고 느낌 살려서 치기가 쉽다는건 절대, 절대 아니지만ㅠㅠ)

3악장은 아직 안 들어갔다. 쌤이 손가락에 피날 각오 하라신다. 길기도 하고 테크닉적으로도 앞 두 악장에 비해 훨씬 어려운데 템포조차 Presto agitato(...)이니 참 안 봐도 힘들 것 같다. 내가 지금까지 다뤄본 곡들에 비해 훨씬 다양한 패턴을 가지고 있기도 한건 덤. 대신 그만큼 아름다운 작품인건 무시할 수 없다! 열심히 연습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