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의 2015년 쇼팽 콩쿠르 우승을 차지하며 순식간에 우리나라 피아니스트계의 영웅으로 떠오른 조성진이 쇼팽의 대표적인 피아노 협주곡 e minor을 연주한다. 사실 위 영상은 당시 콩쿠르 실황 연주인데 충분히 긴장할 만한 상황임에도 넘치는 여유가 정말 놀라울 수준이다.
세 악장 풀영상이다보니 영상이 좀 긴데 1악장 조성진의 피아노 파트는 4분 58초부터,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3악장은 3분 42초부터 시작하니 시간이 얼마 없는 사람들은 그 부분만 골라봐도 될 것 같다.
지극히 개인적으로 나는 조성진의 연주 스타일을 별로 안 좋아한다. 정말 부드럽고 감성적이지만 필요할 때 강하게 터져나와야 하는 임팩트가 조금 부족한 것 같다. 키신의 연주에 너무 길들여진 부작용같기도 한데 나만 그렇게 느끼는건 아닌 것 같다. 당장 조성진의 쇼팽 발라드 영상 댓글만 봐도 2, 3번에는 사람들의 호평이 이어지지만 1, 4번은 비교적 반응들이 좀 시큰둥하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취향의 영역이라 이야기하기가 상당히 조심스럽다. 내 클래식 식견이 낮기도 하고.
그런데도 이 협주곡 1번 연주는 정말 마음에 든다. 악상이나 싱코페이션도 너무 뛰어나고, 터치 자체도 옥구슬 굴러가는 또렷한 소리... 묻히는 음이 하나도 없고 전체적으로 오케스트라를 뚫고 나오는 힘있는 터치도 굉장하다.
사진: Ramistudio
여담이지만 조성진 인터뷰를 보다가 찾은 재미있는 내용 두 가지. 어릴 때 피아노와 바이올린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는데 피아노는 앉아서 칠 수 있어서 피아노를 선택했다고 한다. 우습긴 한데 매일 대여섯시간 이상 연습하는 전공자 입장에선 충분히 그럴 것 같기도...? 그리고 이번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한 덕분에 더이상 콩쿠르에 목메며 스트레스받을 일이 없을 것 같아서 기쁘다고 하더라.
우승 후 지금까지도 앨범 내고 콘서트 돌아다니느라 바쁘신 것 같던데 앞으로도 쭈욱 발전해서 최고의 거장이 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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