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음악/클래식

예핌 브론프만(Yefim Bronfman)이 연주하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

라흐마니노프가 작곡한 피아노 협주곡 3번. 클래식에 관심이 있다면 적어도 이름은 들어봤을 작품이다. 동시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협주곡이기도 하고. 그 중에도 브론프만의 연주를 가장 좋아하는데, 건반을 부숴버릴 듯한 1악장의 카덴차가 예술이다. 참고로 브론프만은 러시아 출생, 줄리어드 음대를 나온 거장 피아니스트다. 길렐스의 뒤를 이어 현대 러시아 피아니스트계의 명맥을 이어가는 대표 인물 중 하나같다. 그러고보니 내가 좋아하는 피아니스트는 바렌보임(Barenboim, 아르헨티나 출신) 빼고 더 러시아 출생이다. 키신, 브론프만, 루간스키ㅋㅋ

사실 더 잘 알려진 협주곡은 2번이라 하더라. 나도 처음에는 2번의 웅장한 인트로에 이끌려 3번은 거의 안 들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3번이 더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 전체적인 멜로디라인은 2번이 더 뛰어나다 해도 3번의 1악장의 카덴차는 정말이지 이길 수 없다. 개인적으로 전주곡 2번 c# minor과 더불어 진정한 러시아 음악의 정수(quintessence)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다. 곡 전체를 듣기 피곤하면 카덴차만 따로 들어보자.

2009년 발트뷔네 콘서트에서 래틀이 지휘한 버전이다. 이 카덴차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버전인데 어찌나 세게 피아노를 후드러패는지 주위 카메라 마이크가 흔들흔들 한다. medici.tv에서 전체 콘서트를 감상할 수 있는데 월정액을 내야된다. 학생이면 한달에 $7로 모든 프로그램을 다 볼 수 있는데 클래식을 좋아한다면 강추. 아무튼 발트뷔네 풀버전도 저 위에 있는 도쿄 영상이랑 interpretation이 비슷하니 그냥 그거 보면 될 것 같다.

여담이지만 이 발트뷔네 야외콘서트는 죽기 전에 가보고 싶다. 야외에 앉거나 누워서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와 협연자가 연주하는 음악을 들을 수 있다니. 얼마나 멋진가. 위에 카덴차 영상에도 나오지만 감상하는 사람들 표정에서부터 감동이 흘러넘친다.